티스토리 뷰


닭발은 국물닭발, 숯불닭발, 양념닭발로 나뉜다고 그랬다(Feat. 백종원).

그 중에서도 양념보다는 숯불, 숯불보다는 국물을 좋아한다.

왜?

닭발의 오동통한 살이 맵고 뜨거운 국물에 촉촉히 배어들어가 맛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기 때문이다.

물론 숯불 고유의 그을린 연탄향을 잊진 않았지만....


어쨌든, 국물 닭발을 먹고 싶을 땐 항상 한신포차를 온다.

한신포차 국물 닭발에 눈을 뜬지 어언 5년이 지났다.

2014년, 처음 직장을​ 잡고 단짝 친구다시피 한 회사 동료와 주1회는 꼭 왔었다.

그때 헤성같이 등장한 것이 바로 과일 소주. 자몽에 이슬이다.


단짠의 정석.

그 당시엔 '단짠'이라는 말이 없었다.

매운 닭발을 한 입 가득 물고, 자몽의 이슬 반 잔을 딱 들이키는 순간....

천국이다.

천국이 따로 없다.

'단짠' 혹은 '맵단'



다시 닭발(본론)로 돌아가서....

한신포차의 닭발은 정말 다르다.

살도 통통하고 적당히 맵고 굉장히 맛있다.


사실 2014년의 닭발은 좀 더 매웠다.

닭발이 나오자마자 콩나물 국물을 넣어서 살짝 매운 정도를 약하게 한 후 먹었다.


지금은 그럴 필요까진 아닌 것 같다.

많이 맵지 않고, 정말 즐길 수 있는 맛있게 매운 맛이다.

(콩나물은 필수로 넣어야 한다.)



닭발의 쫀득쫀득 오동통한 살과 콩나물의 아삭아삭한 식감이 만나면 끝난다.

거기에 목구멍을 숨쉬게 할, 달달한 자몽의 이슬까지.


완벽한 조화이다.



콩나물은 숨이 살아있는 채 먹어도 맛있다.

매울 때 보통 숨이 살아있는 콩나물을 먹는다. 매운 정도가 중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맛있게 먹는 방법은 뜨겁고 매운 소스를 듬뿍 묻혀 숨을 죽이고 절여서 먹으면....

절정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백종원은 정말 똑똑하다.

계란찜은 닭발과 세트메뉴 같은 존재이다(바로 뒤에 나올 주먹밥도).


계란찜 역시 콩나물과 같다.

매운 맛을 즐긴다면 소스에 절여 먹으면 된다.

불난 목구멍을 잠재우려면 살짝 식은 계란찜 한 입이면 충분하다.



주먹밥은 닭발의 옵션 중 하나이다.

말은 옵션이지만, 필수 옵션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보통 닭발은 그냥 먹으면 너무 허하다.

하지만 주먹밥을 비벼 (굳이 주먹밥 모양을 만들지 않아도 맛있다) 닭발과 함께 먹으면 든든하다.

닭발과 술만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닭발을 식사(반주 가능)처럼 먹으려면 밥은 꼭 먹어야한다.

한국인은 밥심이니까(?).


...그리고 새로운 조합을 발견했다.

바삭바삭한 옛날 통닭.

보통 크게 나뉘어져 나오는데, 뼈와 살을 모두 분리하여 닭발 소스에 모두 넣는다.

그리고 절여 먹으면 새로운 음식이 탄생한다.

본 블로거는 이렇게 먹었다.

1. 닭발

2. 닭도리탕(그야말로 닭발 소스와 옛날 통닭의 조합이라 완벽하다.)


완벽하다...

한신포차의 닭발은 정말 완벽하다.

주1회는 꼭 먹었는데, 요새 많이 시들해진 탓인지 통 가지를 않았다.

오랜만에 먹어보니, 꼭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히 평가할 수 없는 음식이다.

물론 음식 하나하나도 예술이지만, 다른 음식과의 콜라보도 기가 막혔다.

음식을 조합해 먹는 재미를 느꼈다.

-솜눈


댓글